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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엇갈린 이혼판결…유책주의 '완화' 추세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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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3-23 15:23 조회1,7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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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엇갈린 이혼판결…유책주의 '완화' 추세때문

2015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서 유책주의 예외 기준 제시

 

최근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해 엇갈린 판결이 나오고 있다.

법원은 유책배우자가 한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기도 하고, 반대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이유없다며 기각하기도 한다. 똑같은 유책배우자인데도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는 이유는 이혼법리가 엄격한 유책주의 기조에서 완화된 유책주의로 변화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지만, 2015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책주의의 예외 기준이 제시되면서 하급심 법원들이 구체적 사안을 심리해 유책주의의 예외기준을 충족하는 경우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고 있다.

◇ 유책배우자 이혼 청구 원칙적 불허, 예외적 허용

우리법원의 이혼법리에 대한 기본적 입장은 ‘유책주의’ 유지다. 하지만 몇몇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례를 분석해보면

▲ 상대 배우자도 혼인계속 의사가 없음이 명백할때 

▲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 불응할 때

▲ 부부 쌍방 모두 파탄책임이 있을 때

▲ 유책배우자의 행위로 혼인이 파탄된 것이 아닐 때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받아들여진다.

법원은 상대 배우자의 이혼의사가 명백한 경우에는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하더라도 이혼을 허용한다. 즉 혼인관계 파탄 책임이 있는 사람이 법원에 이혼을 청구했지만, 상대 배우자도 다시 법원에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다.

 

또 법원은 상대배우자가 표면적으로는 이혼을 원하지 않지만, 사실은 오기나 보복적 감정으로 혼인관계를 유지한다고 판단될 때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인다.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유학자금을 주지 않는다며 아내를 괴롭힌 유책배우자 A씨의 경우가 그렇다. A씨의 아내는 집을 나가 자신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던 A씨가 무면허운전으로 형사입건되자 친정어머니를 시켜 재판부에 엄벌에 처한다는 탄원서를 내고, 남편이 자신의 돈을 보고 결혼했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폭행했다며 고소했다. 결국 A씨는 도로교통법, 폭력행위처벌법 등의 죄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 및 벌금 1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의 아내는 남편이 수감된 사이 A씨 명의의 부동산을 처분했고, 부동산과 관련된 채무는 변제하지 않아 A씨에게 7억원 가량의 빚을 남겨 A씨를 신용불량자로 만들었다. 

대법원은 "혼인파탄의 원인은 남편에게 있다“면서도 "A씨 아내의 탄원서 제출, 형사고소, 민사소송 제기와 그 후의 재산 처분행위 등을 종합해 볼 때 혼인생활을 계속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 또는 다른 이유로 표면적으로만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책배우자인 남편이 낸 이혼청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이 쌍방에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였다. 단, 파탄에 대한 책임이 상대방과 동등하거나 가벼운 경우로 제한된다.

대법원은 아내가 조직한 '계'가 깨져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집을 나가 1년쯤 뒤부터 다른 여자와 내연관계를 맺은 B씨가 낸 이혼청구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아내도 남편이 집을 나간 뒤 6년 뒤부터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었고, 이혼청구소송이 제기될 때까지 20년 간 부부로서 실체 없이 지내온 것이라면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것"이라며 "혼인 파탄의 책임이 반드시 어느 쪽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혼인파탄의 직접적 원인이 유책행위가 아닌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아내와 이혼하기로 합의한 뒤 다른 여자와 동거를 한 C씨가 낸 이혼청구 소송을 받아들였다. 미처 혼인관계가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C씨가 다른 여성과 동거가 한 것이 유책행위이기는 하지만 이미 아내와 이혼하기로 합의한 이상, C씨의 동거가 혼인파탄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 대법 전원합의체, 유책주의 예외기준 확장

우리법원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약 20년 동안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전면 거부했다.

심지어 장기간 별거하며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생계부양을 하지 않던 D씨가 다른 남자와 재혼해 9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아내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조차 기각됐다. 대법원은 ‘유책주의’기조를 엄격하게 유지하면서 D씨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남편이 아내를 10년 간 홀로 남겨놓고 타지를 전전하고 마지막에는 아내가 식모살이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도록 버려둬 악의로 유기했다”며 “아내가 견디다 못해 개가한 것을 기다려 남편이 재혼한 것"이라며 D씨의 이혼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1960년~2007년 반세기 동안 대법원은 엄격한 '유책주의' 기조를 유지했다. 이 시기 대법원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인 사유는 주로 쌍방유책, 이미 다른 원인에 의해 혼인파탄 뿐이다.

하지만 2015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책주의의 예외기준을 확장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불허하는 판결을 내리면서도, ‘유책주의’의 예외적 허용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는 경우

▲ 유책배우자의 잘못을 상쇄할 정도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진 경우

▲ 세월이 지나면서 유책배우자의 책임과 상대 배우자의 고통이 약화돼 쌍방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을 유책주의의 예외사유로 추가

    했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해 하급심 법원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는 판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가정법원 1부(수석부장판사 민유숙)는 유책배우자인 남편 A(76)씨가 아내 B(66)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유책배우자인 A씨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여 이혼을 허용했다.

재판부는 "A씨가 혼인무효확인소송과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등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전혀 없고, 30년이 넘는 별거기간 등을 고려하면 B씨의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도 외형상의 법률혼 관계만을 형식적으로 유지하려고 하는데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9일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이은애)도 혼외 여성과 두 아이를 낳은 A씨가 장기간 별거한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 소송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 생활은 약 15년의 별거로 인해 실체가 완전히 해소되고, 각자 독립적인 생활 관계를 갖기에 이르렀다”며 “A씨는 별거 기간 B씨와 자녀에게 생활비, 양육비, 결혼 비용 등으로 총 10억원 정도를 계속 지급하는 등 경제적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책주의 예외의 확장을 이혼법리의 전환으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이혼소송을 심리할 때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제시한 유책주의의 예외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뿐"이라며 "이를 이혼법리의 파탄주의로의 전환으로 볼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출 처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juris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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